생각

[poem] 한용운-인연설

마법부리는곰 2009. 3. 5. 00:51
인연설
 
 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만해 한용운
 
사랑하는 사람 앞에서
사랑한다는 말은 안 합니다
아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
사랑에 진실입니다
잊어 버려야 하겠다는 말은
잊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
말 잊고 싶을 때는 말이 없습니다
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
너무 헤어지기 싫기 때문입니다
그것이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
같이 있다는 말입니다
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웃는 것은
그 만큼 그 사람과 행복하다는 말입니다
그러나 알 수 없는 표정은 이별의 시점입니다
떠날 때 우는 것은 잊지 못하는 증거요
뛰다가 가로등에 기대어 울면
오로지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말입니다
 
함께 영원히 할 수 없음을 노여워 말고
애처롭기까지한 사랑을 할 수 있음을 감사하고
주기만 하는 사랑이라 지치지 말고
더 줄 수 없음을 아파하고
남과 함께 즐거워한다고 질투하지 말고
그의 기쁨이라 여겨 함께 기뻐 할 줄 알고
이룰수 없는 사랑이라 일찍 포기하지 말고
깨긋한 사랑으로 오래 간직 할 수 있는
나는 당신을 그렇게 사랑하렵니다

'생각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[play] 마이 퍼스트 타임  (0) 2009.04.25
[food] 허브 커리 치킨 패스트리 샌드위치  (0) 2009.04.19
[poem] 한용운 - 이별  (0) 2009.03.03
[Article] 경정춘추 습작 2탄  (2) 2008.05.14
[News] 오래된 경정춘추 습작  (0) 2008.02.20